게임 이야기

두 장르의 성공적인 융합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손레미 2020. 12. 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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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요즘 한국 게임계를 핫하게 달구는 게임이 있다.  바로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 이다.

개발사인 님블뉴런의 전작 <블랙서바이벌>을 계승하는 후속작으로서 전작의 시스템과 요소들을 다수 채용했다.

하지만 <영원회귀>로 넘어오며 게임은 큰 변화를 겪었다. 

 

<블랙서바이벌> 은 2D 배틀로얄 장르로서 게임으로선 조금 부족한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영원회귀>로 넘어오면서 게임의 구조를 바닥까지 뜯어 고쳤다. 

먼저 3D그래픽으로 변했으며 쿼터뷰 시점(사선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도입했으며

AOS장르를 배틀로얄과 융합시키고 전작의 캐릭터들을 계승해 등장시키되 2020년에 맞게 디자인적인 변화를 주었다.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영원회귀>가 가진 두 장르의 특성을 먼저 알아보자.

'배틀로얄' 은 1인 또는 두 세명이 팀이 되어 다른 경쟁자들을 처치하고 최후의 생존자 또는 생존팀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장르이다. 아무 장비없이 시작하는 것이 장르적 특성이며 맵에 생성되는 아이템들을 조합하거나

이미 완성된 장비를 획득해 캐릭터를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한때 한국을 휩쓸었고 현재도 큰 인기를 끌고있는 <배틀그라운드>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AOS' 플레이어가 한 캐릭터를 골라 그 캐릭터의 스킬을 사용하며 성장시키고 게임의 목표를 진행해 승리하는 장르다. 

배틀로얄과 달리 보통 적을 물리쳐 돈을 얻고 그 돈으로 아이템을 구매해 강해질 수 있다.

이 분야는 10년가까지 뜨거운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표적이다.

 

이제 <영원회귀> 로 돌아와 보자. <영원회귀>는 두 장르를 아주 매끄럽게 조합했다. 

 

 

 

<영원회귀> 의 UI

<영원회귀> 에서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하나 골라 서로 죽고 죽이는 대결이 펼쳐지는 '루미아 섬' 에 떨어지게 된다.

모든 캐릭터는 숙련도가 올라가면 사용 할 수 있는 무기스킬을 포함해 4가지 스킬을 사용 할 수 있으며 

이 중 R버튼에 배치되는 스킬은 소위 '궁극기' 로서 강력한 효과를 내지만 쿨타임이 길거나 패널티가 존재하는 기술이다.

 

그리고 적을 처치하거나 맵 곳곳에 생성되는 야생동물을 잡거나, 아이템을 제작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행동으로

숙련도를 쌓을 수 있으며 숙련도가 축적되면 캐릭터의 레벨이 올라간다.

당연히 레벨과 숙련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캐릭터가 강해지며 저 손쉽게 적을 물리칠 길이 열리게된다. 

 

여기서 부터 벌써 장르의 조화가 돋보인다. 배틀로얄 장르는 보통 스킬과 캐릭터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원회귀>는 장르를 섞었기 때문에 배틀로얄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마다 고유의 스킬이 존재하며,

캐릭터 레벨 역시 존재한다. 스킬은 적과의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며 자신의 스킬,

그리고 적이 보유한 스킬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전략적인 부분이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개인레벨을 통해 남보다 먼저 강력해지는 AOS특유의 재미와 아이템 제작이 완료되더라도 진행할 수 있는

추가적인 목표이자 승리의 열쇠의 역활을 하고있다.

 

또한 각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가 정해져있으며 각 무기의 종류마다 다양한 효과를 지닌 무기와

방어구를 조합해 강력한 데미지를 뿜어내는 캐릭터로 만들수도, 체력이 높아 든든히 버티게 만들수도 있다.

아이템의 조합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이 역시 AOS적 요소이다. 

 

 

 

 

루미아 섬의 지도

 

루미아 섬은 총 1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이 구역마다 특정한 재료 아이템을 획득 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는 이 아이템들을 획득하고 조합해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고 개인전이라면 자신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를, 

팀전이라면 다른 모든 팀을 제거하거나 먼저 제거당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하지만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만약 플레이어들 끼리 영원히 싸우지 않는다면 

게임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특정 지역이 '금지구역' 으로 지정된다.

 

이 금지구역에서 30초 이상 머무르면 즉사한다. 즉 플레이어들은 점점 좁혀오는 금지구역의 위협에

안전한 구역에 저절로 모이게 되고 그곳에서 피 튀기는 자동적으로 전투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금지구역은 남은 플레이어의 수가 적거나 시간이 지나면 한번에 많이 생성된다. 

최후남는 마지막 안전구역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마지막 금지구역(일명 막금구)로 변하며 

각 지역마다 존재하는 CCTV콘솔에 작은 안전지대가 생성된다. 위 사진의 분홍색 라인이 바로 최후의 안전지대다. 

 

이쯤되면 플레이어들은 얼마 남지 않게되고 저 작디작은 안전지대에 옹기종기 모인 플레이어들은

온갖 스킬을 쏟아부으며 승자를 가리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치루게된다.

심지어 최후의 안전지대가 생성될 쯤에는 모든 플레이어가 강력한 아이템으로 몸을 두르고 레벨이 높은 시점이기에 

서로 체력도 많고 방어럭도 높아 배틀로얄 특유의 질긴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다. 

 

이런 부분들은 배틀로얄적 요소를 아주 잘 표현했다고 본다. 특히 맵을 제한해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만나는 시스템은

배틀로얄 장르의 큰 특징이다. 또한 아이템을 따로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직접 돌아다니며 재료를 모으고

제작하는 시스템 역시 배틀로얄의 특징인데, 개인적으로 이 시스템이 나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보통 AOS게임은 두 플레이어 중 하나는 패배한다. 서로 무난하게 성장 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확률로 

한쪽이 패배해 적에게 돈을 헌납하며 그대로 성장력이 떨어져 힘을 못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승리한 쪽은 

상대를 처치하고 얻은 많은 돈으로 금방 아이템을 구매해 차이를 벌릴 수 있고 패배한 쪽은 더욱 차이가 벌어져 

마지막 아이템이 나오기도 전에 게임을 패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원회귀>에선 정말 지지리 운이 없어 다른 플레이어가 모든 재료를 선점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완성된 아이템을 얻어 싸움에 참여 할 수 있다. 아이템 제작이 늦어진다면 굳이 싸우지 않고

플레이어들을 피해다니며 아이템을 완성하고 막금구에 남은 사람들 사이에 슬쩍 끼어서 

우승까지는 무리여도 상위권을 노려보는 전략역시 가능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로 운이 좋아 아이템이 금방 완성되고 적을 많이 처치해 레벨도 높아져 강력해졌다면

덤프트럭 같이 눈앞의 모든걸 치며 박살내고 다닌다고 하여 일명 '트럭' 이라 불리는 행위도 가능해진다. 

트럭을 몰 수 있게 된다면, 아직 성장하지 못한 플레이어들을 찾아다니며 꾸준히 처치하고 성장세를 벌려야

우승을 할 확률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또한 루미아 섬은 전작 <블랙서바이벌> 에서도 등장한 지역이지만 2D일러스트로만 구현되어 있어 심심했다.

대신 <영원회귀>로 넘어오며 3D로 구현되어 배틀로얄 특유의 지역을 탐색하고 아이템을 파밍하는 재미가 늘어났다. 

정말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영원회귀>는 각 장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하나로 모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루트 편집 및 제작화면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도 보였다. <영원회귀> 에선 '루트' 라고 하여 각 지역마다 나오는 재료 아이템의 종류와

각 지역간의 거리를 계산해 지역을 방문하는 순서를 정하고 저장하여

단시간에 빠르게 아이템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게임 내에서 자신이 선택한 루트에 저장된 아이템의 재료를 발견했을 시 노란색 표시로 필요한 아이템이라고 알려주며

지역 순서역시 게임 내 지도에 숫자로 표시해 순서를 헷갈리지 않게 해준다.

이 덕분에 자신이 어떤 재료가 부족한지 일일이 외울 필요없이 정해진 순서대로 지역을 지나다니며 노랗게 표시된

재료를 모아 금새 아이템을 완성 시킬 수 있다. 

 

여기서 숙련된다면 따로 노란표시를 해주지 않는 음식 아이템(소모형 회복)에 필요한 재료까지 얻어 음식을 만들거나

설치된 구간을 밝혀주는 감시 카메라나 적이 밟으면 데미지를 주는 여러종류의 함정까지 곁들여 제작 할 수 있을것이다.

 

이 루트는 다른 사람이 만든 루트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것 역시 가능하기에 누구나 쉽게 좋은 루트를 사용할 수 있으며

나 역시 높은 랭크를 가진 유저들의 루트를 받아 사용하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신규 캐릭터 '엠마'

 

영원회귀의 리다이린(왼쪽) 과 블랙서바이벌의 리다이린(오른쪽)

 

여기서 부턴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꽤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는 부분인데, 바로 캐릭터 디자인의 변화이다.

<블랙서바이벌>에선 일러스트 밖에 없었던 캐릭터들이 <영원회귀>로 넘어오며 3D화 되었기에 

세세하게 디자인이 바뀐 캐릭터부터 아예 환골탈태한 캐릭터들 역시 존재한다. 

 

이렇게 3D로 구현된 캐릭터들은 생각보다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었고, 나는 이 부분에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게임이라 하면 자고로 게임 속 캐릭터에게 이입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플레이할 캐릭터가 

매력도 없고 모습도 별로라면 게임에 대한 의욕이 팍 떨어 질 것이다. 

그럼 면에서 <영원회귀> 는 전작의 포인트를 살리면서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훌륭히 재해석해 3D로 만들어냈다. 

거기에 더해 국내 성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려저 캐릭터를 감상하는 맛과 대사 듣는 즐거움이 꽤 존재한다.

 

이렇게 성공적인 장르퓨전으로 지금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루고있는 <영원회귀>지만 

요즘 게임 내적으로 크게 화두되는 문제가 존재하는데, 바로 '티밍'이다. 

 

앞서 말했듯이 영원회귀는 개인전과 팀전이 나뉘어져있다. 팀전이라면 애초에 팀이 있기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개인전에선 티밍, 즉 팀을 먹고 서로를 지켜준다거나, 싸우지 않고 가장 강한 플레이어를 여럿이 두들겨 처리하는 등

이러한 행위들을 티밍이라고 한다. 개인전에서 팀을 서로 팀을 먹고 싸우는건 비매너다 라는 의견과 

이 또한 전략의 일부이다라는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영원회귀> 공식 대회에선 선수들이 티밍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티밍은 배틀로얄 장르에서 역사가 깊은 문제로 <영원회귀>도 티밍문제로 유저와 개발자들이 골머리를 앓고있으며

개발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했지만, 아직 방안은 적용되지 않아 여전히 티밍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래도 <영원회귀> 굉장히 잘 만든 게임으로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케주얼함과 길지않은 게임시간 덕분에

큰 인기를 끌고있다. 그러니 상기된 문제들이 잘 해결된다면 이 게임의 미래는 밝을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성공적인 퓨전장르의 특별한 맛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겐 <영원회귀>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영원회귀>에 빠져든다면 직접 루트를 짜거나 받아서 루미아 섬을 모험하며 트럭을 몰고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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