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야수사냥의 밤이 시작된다 <블러드 본> 리뷰 2편

손레미 2021. 1. 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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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와 함께하는 주인공 '사냥꾼'

*이 리뷰는 전편으로부터 이어집니다

 

플레이스테이션에는 도전과제라는 요소가 있다. 게임마다 제시되는 특정한 과제를 완수하면,

그 증거로 과제의 내용이 담긴 트로피를 하나 주며 도전과제가 완료되는 형식이다.

 

<블러드본>은 보통 보스를 클리어시 그 보스에 대한 도전과제를 준다.

그리고 이 도전과제들에는 특별한 기능이 하나 숨겨져 있다.

도전과제를 달성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이 도전과제를 얼마나 클리어했는지 퍼센티지로 알 수 있게 적혀있다.

 

그리고 블러드본은 물리치지 않으면 절대로 게임을 진행 할 수 없는 '필수보스' 가 몇몇 존재한다.

초반에 등장하는 보스 <개스코인 신부>역시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필수로 물리쳐야되기에

플레이어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필수보스다. 그렇다면 <개스코인 신부>의 도전과제 클리어율은 얼마나 될까?

 

정답은 45%다. 실로 경이로운 수치가 아닐 수 없는데, 중후반 보스도 아니고<개스코인 신부>를 만나기 전에

물리칠 수 있는 선택형 보스인 <성직자 야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첫 보스인데도 불구하고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 중 절반도 클리어하지 못했다는 이 통계를 통해

<블러드본>의 보스가 얼마나 악랄한 난이도를 가졌는지 내심 느낄수 있을것이다. 

 

절반이 넘는 플레이어를 나가떨어지게 만든 <개스코인 신부>를 시작으로 <블러드본>의 보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수혈액

 

시작하기 전에 <블러드본>만의 전투 시스템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고 가자. 

<블러드본>은 <다크소울>시리즈처럼 휴식마다 자동회복되어 게임이 끝날 때 까지 무한정으로 쓸 수 있는

'에스트' 라는 회복아이템 대신 최대체력의 40%를 회복시켜주는 소모형 아이템인 '수혈액'을 사용한다. 

이 말은 소울 시리즈처럼 회복약의 회복량을 따로 강화 할 필요없이 체력이 늘어나면 회복량도 같이 늘어난다.

수혈액은 최대 20개 까지 소지할 수 있으며 소지 상한을 넘어 획득한 수혈액은 자동으로 보관함으로 들어가며

나중에 주인공의 거처인 '사냥꾼이 꿈'으로 돌아가면 자동으로 꺼내 소지갯수가 최대로 맞춰진다. 

 

상당히 편리한 시스템의 아이템이다. 개인적으로 소울 시리즈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 

에스트의 강화 재료를 찾아 따로 강화해줘야 된다는 점 이었는데 <블러드본>에선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충전형이 아닌 소모형인 만큼 너무 막 사용하다가는 남은 수혈액이 없어 게임 진행을 멈추고

수혈액을 모으는데 시간을 들여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이도 수혈액은 상당히 자주 드랍되는 아이템이고 사냥꾼의 꿈에 있는 상점에서 

피의 유지를 소모해 무한정 구매할 수 있으니 부족할 일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격과 패링

다음은 왼손에 장착하는 보조무기다. 

보조무기는 대부분 총기류이며 게임 시작시 단총과 산탄총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다. 

이 총기들은 적들을 쏴죽이는 용도가 아니다. <블러드본>의 총기 기본적인 데미지는 여름모기보다 덜 아프다. 

 

이 총기들은 일명 '패링' 이라 특수반격을 위해 사용되는 것들이다. 

위의 사진처럼 적이 공격하기 직전에 맞춰 사격을 가하면 쿵 하는 효과음과 함께 적들의 자세가 무너지며 주저앉는다. 

이때 적의 정면으로 가서 기본 공격버튼을 누르면 적의 복부에 손을 쑥 집어넣곤 그대로 호쾌하게 뽑아버리는

'내장공격' 이 가능하다. 이 패링과 내장공격을 이용해야지 한결 편하게 물리칠 수 있는 적들이 다수 존재하기에

적들의 공격타이밍을 잘 읽고 사격을 가해 완벽한 패링을 노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능력치를 희안한게 투자하고 총기데미지를 늘려주는 '골수가루' 라는 아이템과 사격 데미지가 조금 높은 

총기를 이용해 강력한 사격을 가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초보자가 할만한 짓은 아니기에 제외하겠다.

 

참고로 총기류는 기본 20발을 사격할 수 있으며 체력의 절반을 소모해

5개의 수은탄을 충전하는 소위 '혈탄'이라는 기능도 존재한다. 

 

 

 

악몽의 시작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무덤이 가득한 어느 공간에 도착할 것이다. 이곳에 진입하면 개스코인 신부가 이미 죽은

시체를 도끼로 계속해서 내려치는 살벌한 컷신과 함께 보스전에 돌입한다. 

 

개스코인 신부는 주인공보다 조금 큰 키를 가진 사냥꾼형 보스로

무지막지한 공격력과 끝없이 몰아치는 공격으로 플레이어를 압도한다.

플레이어가 조금만 거리를 벌리면 산탄총을 쏴대며 체력회복을 방해하며 근접한 상태에서도 

급작스럽게 산탄총을 쏴 플레이어의 배에 구멍을 내버린다. 아예 거리를 벌리면 빠르게 달려와 점프공격을 먹이려든다.

이제 게임에 조금 익숙해져가는 초보자들의 전의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난이도다. 

게다가 개스코인 신부는 지난 리뷰에서 등장한 '야수 사냥의 도끼' 를 사용한다. 어찌저찌 체력의 절반을 깎아내면

개스코인은 플레이어처럼 도끼를 변형시켜 길게잡고 더 길어진 무기로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보통의 인간형 적들은 플레이어가 공격하면 움찔하며 경직이라도 걸리지만 개스코인은 그런것도 없다.

가끔씩 경직에 걸리긴 하지만 금방 다시 도끼를 휘두르며 반격해온다.

한마디로 너 한대 나 한대 같은 전략은 통하지 않는것이다.

 

 

 

야수로 변이한 <개스코인 신부>

 

하지만 여기서 끝났으면 개스코인이 그렇게 악명높은 보스가 아니었을 것이다.

개스코인은 체력이 약 25% 정도 남으면 갑자기 야수화하여 위의 이미지처럼 거대한 야수괴물로 변해 공격해온다.

이때부터 개스코인은 앞서 말한 끝없이 몰아치는 공격의 끝을 보여준다. 절대로 쉬지않고 플레이어를 공격해오며

공격의 끝이 언제인지 알 수가 없을정도의 연속공격은 물론, 거리를 빠르게 좁히기 위한 점프공격과 

뭣도 모르고 뒤로 회피 할 경우 계속 맞는 돌진공격까지 사용한다. 

 

이런 3페이즈 구조를 가진 보스전과 마지막 페이즈에서 보여주는 야수화 상태의 난이도와 임펙트 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개스코인을 넘지 못하고 게임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개스코인도 약점이 몇개 존재하는데, 하나는 패링이다.

개스코인의 높은 체력을 빠르게 줄이며 플레이어의 체력소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패링이 그렇게 쉬운 기술이 아니며 공격 타이밍도 제각각이기에 개스코인이 어려운 것이다. 

만약 개스코인을 패링으로 물리칠 수 있는 수준의 초보자라면 앞으로 만날 모든 보스에서도 문제가 없을것이다. 

 

두번째 약점은 지형을 이용하는 것이다. 개스코인 과의 전투가 치뤄지는 공간은 곳곳에 묘비가 세워져있는데

플레이어가 이 묘비 뒤에 서있으면 개스코인이 묘비에 껴서 플레이어가 아니라 묘비를 공격하는데

이때 야수 사냥의 도끼 변형모드의 긴 사거리를 이용해 개스코인을 공격하는 방법도 있다. 

도끼 변형모드의 강공격은 넓은 범위와 큰 데미지, 적을 날려버리는 특성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한결 편할것이다.

 

하지만 개스코인이 야수로 변신하면 공격한번에 묘비가 박살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이때부턴 쓸 수 없는 방법이다. 

대신 숨겨진 약점이 있다. 개스코인을 만나기 전에 부모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소녀와 대화 할 수 있는데,

이 소녀가 '작은 오르골' 이라는 아이템을 건낸다. 이 아이템의 설명을 읽어보면 오르골 두껑 안쪽에 낡은 종이가 

발려있으며 그곳에는 비올라와 '개스코인' 이라고 적혀있다고 쓰여있다. 

즉 이 소녀는 개스코인의 딸이며 어머니 비올라는 미쳐버린 개스코인에게 살해당했거나, 

비올라가 야수병 환자들에게 살해되어 개스코인이 미쳐버려 시민들을 학살하던 도중

주인공과 마주해 보스전을 치르는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기도했다. 

명확한 스토리를 제시하지 않는 프롬의 작품답게 이런 곳곳에 스토리를 숨겨놓았다.

 

이 오르골을 개스코인 또는 야수가 된 개스코인 앞에서 사용 할 시 머리를 부여잡는 모션과 함께 꽤 오랜시간동안

무방비 상태에 빠지게된다. 하지만 인간 개스코인에게 세번이상 사용하면 체력에 상관없이 바로 야수로 변하며

이후로 오르골은 먹히지 않게된다. 그러니 가장 알맞는 방법은 체력을 깎아 개스코인이 야수화 한 이후에 사용해

긴 무방비 상태로 만들고 화염병같은 야수에게 효과적인 공격 아이템을 투척해 끝내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교구장 아멜리아

 

야남의 그림자

 

이렇게 약점을 이용해 개스코인을 물리치고 다음지역으로 넘어갔다 하더라도 아직 굵직한 보스들이 

플레이어들을 기다리고 있다. 거대하고 넓은 범위의 공격과 스스로 회복하는 패턴을 가진 

<교구장 아멜리아>부터 무려 3대1로 싸워 이겨야 하는 <야남의 그림자>까지 온갖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완성도 높은 보스전투가 <블러드본>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교구장 아멜리아를 사냥한 플레이어는 사냥꾼의 꿈에서 '피의 취한 사냥꾼의 눈' 이라는 아이템을 얻게된다.

이제 플레이어는 피의 취해 미쳐버린 '사냥꾼의 꿈'으로 흘러들어가 악몽에 얽힌 비밀을 따라가게 된다...

이것이 <블러드본>의 DLC인 <블러드본: 디 올드 헌터즈>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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