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고양이랑 같이 산다는 것...

손레미 2021. 3. 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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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

 

얘는 고미다. 내 성을 따서 풀 네임은 한고미. 올해 13살 짜리 노르웨이 숲 고양이다. 

게임 이야기 쓰는 블로그에서 갑자기 왠 쌩뚱맞게 고양이 이야기냐고 물어볼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다른 주제로도 글을 써보고 싶었을 뿐이다.  

 

고미는 내가 10살 때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함께 지낸 세월만 12년이며 곧 생일이 지나 13년이 된다.

나는 외동으로 태어나 형은 커녕 동생이 없이 혼자 자라왔다. 부모님의 사랑을 홀로 받으며 자라왔기에

외동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었지만, 가끔은 가슴 한켠이 비어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내 빈 마음을 채워 준 것이 바로 고미였다. 나와 고미는 종족도, 크기도 다른 존재지만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가족의 일원이었고 나의 소중한 형제다.

 

 

젊은 고미

 

 

하지만 요즘, 고미가 늙고 힘이 없어져 가는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해서 상당히 착찹한 기분이 든다. 

고양이를 기르는 집사로서 언젠간 겪어야할 슬픔이고 고통이지만, 난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매우 다행스럽게도 고미는 평생 살면서 한번도 아파본적이 없는 건강한 고양이다.

동물병원에 데려간 횟수가 5번을 넘지 않으니 그의 건강함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준이다. 

고미는 아마 앞으로 10년은 더 정정하게 살것 같다.

 

하지만 건강한 만큼 밥을 상당히 많이 먹어서 지금 7.5키로 정도 되는 돼지 고양이다. 

사진이나 겉으로는 돼지인것이 티가 안나지만 배를 까고 눕는다던가 배를 만져본다면

고미의 북실한 털 속의 두툼한 살결이 느껴질 것이다. 때문에 요즘은 밥에 관절약을 섞어주고 있다.   

 

 

연륜이 느껴지는 고미

 

내가 밤에 잘 때면 항상 은근슬쩍 옆에 누워서 함께 자는 우리 고미. 

고양이라 대놓고 애정을 표현하진 않지만 항상 고미도 날 좋아한다는 걸 느낀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알고 아끼기에  나와 고미는 가족이 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그저 고미가 만수무강 해서 오랫동안 가족의 일원으로서 남아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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